영화 돈 (청년, 주식, 현실)

영화 돈 포스터

 

2019년 개봉한 영화 〈돈〉은 청년 세대가 직면한 현실과 ‘빠른 성공’이라는 유혹 사이에서 벌어지는 딜레마를 긴장감 있게 그려낸 금융 스릴러입니다. 평범한 주식 중개인이 거대한 시장과 불법 거래의 세계에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지금 다시 보면 더 생생하고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2024년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현실을 대면하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청년: 꿈과 불안 사이의 줄타기

〈돈〉의 주인공 조일현은 흔히 말하는 '스펙'도, 배경도 없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그는 단지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로 증권사에 입사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현실의 청년들이 겪는 불안, 조급함, 박탈감을 매우 현실감 있게 묘사합니다. 취업난, 불안정한 삶, 그리고 뚜렷한 비전 없는 직장 생활 속에서, 조일현은 점점 돈의 가치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이는 지금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꿈과 가치를 이야기하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생존’이 더 중요해진 현실 속에서, 도덕과 욕망 사이의 갈등은 더욱 날카롭습니다. 또한 영화는 '누군가는 부자가 되는데 왜 나는 안 되는가'라는 의문을 심어주며, 비교와 자격지심이 만들어내는 불균형한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이러한 정서적 묘사는 단순한 캐릭터 설정이 아닌, 지금 이 시대 청년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장치로 읽히죠.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젊은 세대에게, 조일현은 낯설지 않은 또 다른 자화상입니다.

주식: 투기의 경계선에서

영화 〈돈〉은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주식 시장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적 공간을 무대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조일현은 주식 중개인으로서 고객의 투자금을 관리하지만, 실상 그가 하는 일은 실적 경쟁 속에서 점점 도박에 가까워지는 투자 전략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번호표를 가진 남자’는 일현에게 불법 내부 정보를 제공하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구조적 모순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주식이라는 금융 도구가 어떻게 탐욕과 결합할 수 있는지, 또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보여주며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꼬집습니다. 2024년 현재, 주식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투자 수단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정보에 대한 판단력, 윤리적 기준, 책임감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죠. 영화 〈돈〉은 이를 단호히 경고합니다. 당신이 진짜 알고 있는 것과 믿고 있는 것은 같은가? 그리고 그 믿음은 당신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현실: 시스템 안의 개인, 그 무게

〈돈〉은 주인공이 겪는 극적인 사건들 속에서 개인과 시스템의 관계를 중심에 둡니다. 영화 속 조일현은 분명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가 처한 상황은 단순히 한 개인의 탐욕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를 감싸고 있는 환경—실적 중심의 조직, 부패한 리더, 윤리가 사라진 경쟁 구조—는 개인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상징합니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돈’은 도구일 뿐이며,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는 개인의 몫이지만, 그 개인이 속한 구조가 올바르지 않다면, 누구나 언제든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사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교훈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왜곡된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지를 자각하게 만듭니다. 조일현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또 다른 조일현들이 존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고, 때론 자신이 선택한 줄도 모르는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돈〉은 그렇게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살고 있는가?

결론: 지금, 당신은 돈 앞에서 자유로운가?

〈돈〉은 빠른 성공과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무게와 자본의 유혹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 시대 청년에게 던지는 진지한 질문입니다. 당신은 ‘돈’ 앞에서 자유로운가? 아니면 이미 조일현처럼 무언가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가?